몇 년 동안 뜨거웠던 비트코인 열풍이 이젠 한 김 식은 것 같다.
그러나 여전히 한쪽에선 뜨겁다.
처음 세상의 논쟁거리가 되었을 때 전문가라 자칭하는 이들은 외딴섬 원주민 마을의 돌멩이 돈을 예로 들며 비트코인의 유망함을 호소했었다. 하지만 그들의 호소에는 모든 원주민이 그 돌을 돈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대전제가 빠져있었다.
시간이 지났지만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 폭은 여전히 크다. ‘거래 수수료를 경매방식으로 지급하는 비트코인의 거래 시스템을 생각했을 때 가격이 안정되기는 어렵지 않을까?’ 라고 나는 생각한다.
애당초 비트코인을 만든 이와 초창기 이를 널리 확산하는데 힘썼던 이들의 원래 목적은 현 화폐 시스템과 금융시스템의 대체였다.
그러나 그 목적은 이미 희미해진 지 오래다.
지금은 숭고한 목적엔 관심 없는 그저 가격변동으로 이익을 보려는 이들만이 남았다.
설령 숭고한 목적을 위해 투자한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으나,
나는 비트코인이 현 금융 시스템을 대체한 세상이 왠지 두렵다.
비트코인 찬양론자들이 근거로 든 예가 국가가 화폐시장의 통제권을 거의 잃은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였기 때문이다.
비트코인 성공의 전제는 중앙정부의 통제력이 상실된 그런 사회인 걸까?
그럼에도 현재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시장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. 어쩌면 위기 때마다 찍어대는 무차별적인 화폐 발행과 인플레이션으로 현 금융시스템은 자멸할지도 모르겠다.
하지만 그렇더라고 비트코인이 현재 시스템을 대체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?
무엇보다도 가격변동으로 수익을 보려는 이들이, 부동산, 주식으로 돈을 벌려는 이들이, 불법도박, 선거, 그 무엇이 되었든 배팅을 하는 이들이 대상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 보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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